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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크라운 - 딸, 여자, 아내 그리고 여왕이었던 한 사람의 기록

🍅 취향의 기록

by 찐글 2023. 10. 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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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제일 재밌게 본게 뭐냐고 물으면 나는 '더 크라운'을 뽑는다. '오징어 게임'도 아니고 '기묘한 이야기'도 아니다. 누가 들으면 의외의 대답일 수도 있겠지만,,, 남은 회차가 얼마 남지 않은게 아쉬울 정도로 아끼면서 봤다. 다시 또 보고 싶을만큼 매력적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한테 추천해줬다가 재미없다는 얘기만 들었다...흑)
 

 

실제같은, 실제의 이야기

더 크라운, 제목이 말해주듯 왕관의 무게를 다룬 이야기다. 영국의 여왕이었던, 얼마전에 96세의 나이로 별세를 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실화 기반 드라마이다. 96세라는 나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1900년대 초반의 역사적인 사건들부터 최근의 일까지 굵직한 사건들이 나오기에 그 실제감은 더 리얼하다.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알 수 없을만큼 매우 실제적이다. 윈스터 처칠, 마가렛 대처, 다이애나비 등 수많은 역사적인 인물들의 에피소드도 나온다. 특히 다이애나비는 정말이지 실제 다이애나를 보는 듯할 정도로 실감나게 연기를 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자가 왕이라니? 너무 어리지 않아? 게다가 대중적인 매력이 없는데?

모든 것의 초점은 '한 여자'에게 맞춰져있다. 가녀린 10대 소녀가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갑자기 20대에 한 나라의 여왕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겪는 심적 갈등, 부담을 따라간다. 왕위계승 서열 순위상, 당연히 여왕이 되어야 했지만 그녀도 여왕이 되고 싶지 않았다. 어느 누구 그런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받아들이기는 싫었으리라 싶다. 게다가 주변 시선들도 곱지 않았다. 여자가 사회적인 활동을 하기도 전인 1900년대 초의 분위기 속에서, 어린 나이에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고 국가 대소사를 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응원하는 마음도 생기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끼기기도 한다. 그러면서 40대, 60대가 되면서 온갖 위기에 대처하며 지혜를 갖추는 모습을 보면 '한 사람의 단단한 인생'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몰입감있는 연출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가 재미없는 이유는 이미 결말을 다 알기 때문일거다. 이 다음 사건이 어떻게 될지 이미 스포되어있는 상태로 드라마를 보는 거랄까. 하지만 이 드라마가 90년 가까운 세월을 담은 역사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몰입감있게 재밌는 이유는 단순히 사건의 기승전결만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건'이 아닌 '심리'를 따라간다. 각 등장인물들의 심정을 담아내는 깊이가 깊다. 여왕의 이야기도 담고 있지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주변 사람들의 이해관계도 섬세하게 다뤄낸다. 동생의 질투, 남편을 향한 의심, 며느리였던 다이애나비를 향한 엄격했던 시선까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풍부하다.
 

1편씩 완결되는 에피소드

'더 크라운'은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완결이 있다. 그래서 1개만 봐도 부담이 없다. 그러면서도 하나의 퀄리티가 영화 수준이다.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며, 1회를 보고 나면 뭔지 모를 여운도 함께 남는다. 보통 드라마를 보면 줄거리 진행이 빨리 되면 좋겠어서 막 건너뛰기를 하면서 보기도 하는데 이건 거의 그런 적이 없다. 옛 영국의 배경을 보는 재미도 있어서 오히려 빨리보려고 30초 뒤로 넘기면 스토리의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 비추다. 각 인물들의 대사에서 나오는 심리묘사를 보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 한 장면 한 장면을 음미하며 보는 편이 더 좋다.

 

이제 곧 시즌6가 나온다고 하는데.. 너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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