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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반드시 써야만 하는 돈'이 늘어났다

☕️ Life

by 찐글 2019. 11. 2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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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간혹 엄마한테 밤 늦게 전화를 하곤 했다. 

"ㅇㅇ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다녀와야되서 늦는다"는 내용이었다. 올 해는 유난히 조의금이 많이 나간다며, 많이 돌아가시는 해인가보다, 슬픈 말을 남기시기도 했다. 

 

엄마는 간혹 통장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버는 것도 없는 데 왜 이렇게 세금은 많이 나가냐"는 말과 함께. 작년에 빌린 500만원에 붙는 이자는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며, 너희는 알 거 없다고 또 말 끝을 흐리셨다.

 

이게 다 무슨 얘기냐고?

바로, "비소비지출"을 했던 우리 부모님을 잠시 떠올려보았던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살면서 꼭 써야 되는 돈이 있다. 물건을 사는 돈도 아니다. '돈을 줬으니 물건을 주는' 거래가 성립되는 소비도 아니다. 현질을 하면 아이템이라도 생기는데 이건 그런 것도 없다. 어떤 게 있냐면, 세금, 국민연금 보험료, 건강보험료, 대출 이자, 경조사비, 종교단체 헌금과 같이 소비 활동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가계 지출이다. 이런 것들을 "비소비지출"이라고 부른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비소비지출이 1년 전보다 7만 3천원 늘어나 114만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세금비중과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돈을 빌린 후에 갚기 전까지 내는 이자 비용도 늘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내는 경조사비와, 자식이 부모님에게 용돈을 주는 등의 한 집에서 다른 집으로 주는 돈인 '가구간 이전 지출'도 늘었다.

 

내용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191121069351002?section=economy/economy

 

세금·이자 등 비소비지출 월 114만원…역대 최대(종합) | 연합뉴스

세금·이자 등 비소비지출 월 114만원…역대 최대(종합), 이율기자, 경제뉴스 (송고시간 2019-11-21 16:49)

www.yna.co.kr

이 기사만 봐서는 심층적인 이유를, 사실 잘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현장에 가서 직접 브리핑을 듣지 않는 이상, 어려운 단어들과 생소한 단어들에 일단 장벽이 크게 높이 세워졌다. 언뜻 보기엔, '아, 사람들의 삶이 좀 팍팍해졌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달까? 버는 돈이 늘었는지 줄었는진 모르겠지만, '쓸데 없다고 생각되는 돈'의 지출이 느는 거니까, 난 별로 싫을 것 같다. 옷을 산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게임을 산 것도 아닌데 이것 저것 나가는 돈만 많아지고 가계 생활은 그대로인 가보다. 물론 꼭 필요에 의해서 내는 돈이긴 하지만. 

경제는 잘 모른다. 하지만 돈을 내면 그에 상응하는 기쁨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기쁨이 없는 지출이 '비소비지출'이라면, 비소비지출이 역대 최대일 때 국민들의 기쁨은 반비례로 역대 최저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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