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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잘못된 디자인 때문이다.

☕️ Life

by 찐글 2020. 7. 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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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달러나 하는 컴퓨터 장치를 다룰 수 있는 내가 집에 있는 냉장고를 잘 못다룬다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들은 보통 우리 자신을 비난하지만, 실제의 주범은 잘못된 디자인이다. - 책 <디자인과 인간심리 - 도날드 노먼> 中

 

예전에 '넛지'라는 책을 읽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의 행동은 주변 환경, 메시지 여부에 따라 180도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람 심리는 복잡해보이지만 단순하다. 단순한 기제에 의해 행동이 바뀌기도 하고 생각이 바뀐다. 나는 그 점이 참 흥미로웠고, 간단한 변화만으로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바꿀 수 있음에 재미를 느꼈다.

사람의 행동과 마음을 바꾸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 내가 생각할 때는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다. 바로 언어, 비주얼, 편리함이다.

 

 

언어


손 끝으로도 말할 수 있는 요즘

언어란, '아 다르고 어 다른' 뉘앙스 일체를 포괄한다. 우리가 평소에 대화를 나눌 때, 글을 쓸 때 등 모든 상황에서 언어는 사람의 마음을 바꾼다. 특히, 낯설면서도 함축적인 문장에 신선함을 느낀다. 고리타분한 생각에 바람이 분다. 의식이 전환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행동도 바뀐다. 

'제발 수건을 재사용해주세요' 라는 말 보다 '이 호텔 투숙객의 90%는 수건을 재사용했습니다'라는 말이 더 먹힌다. 이는 어쩌면, 언어는 수단에 불과하고 그 속에 사람의 심리를 건드림으로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 제일 클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언어는 이 심리를 건드릴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이다.

 

비주얼


비주얼은 마음을 변화시키는 갱장히 중요한 요소다

비주얼은, 시각적인 요소, 환경적인 구조 등 모든 것을 아우른다. 예를 들어, 언어를 담는 '폰트'가 여기에 해당된다. 궁서체일 때와 배달의민족 서체로 말할 때와는 사뭇 말투가 달라보인다. 뿐만 아니라 어떤 글자를 크게 강조할 지, 아니면 작게 넣을지, 화면에서 배치는 어떻게 하는 지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진다. 큰 글자는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여 먼저 받아들인다. 그래서 어떤 정보를 가장 중요하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디자인은 곧 인식으로 이어진다. 

디자인은 '아트 art'가 아니다. 예술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색깔, 배치, 공감각적인 모든 것에 의해 사람의 인식은 바뀐다. 예술 작품은 그것 자체만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역할이라면, 디자인은 그것을 보고 경험하는 모든 이의 행동과 인식을 바꿔버린다. 물론, 그 경계는 모호하지만.

 

 

편리함


사,,사고싶다. 얼마죠 어디서팔죠!!??!!!

편리함은, 심리적인 부분에 가깝다. 사람들은 한 번만에 접근할 수 있는 것과 10번만에 접근이 가능한 것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이 매우 크다. 쇼핑앱에서 치마를 하나 사려고 할 때 버튼을 5번 거쳐야 된다면, 있던 구매욕구마저 사라진다. 하지만 2번 정도의 간단한 클릭만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면(혹은 편리함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친절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면) 이 앱 참 괜찮네, 라는 생각과 함께 구매 욕구가 상승한다. 

편리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쇼핑앱에 아무리 번듯한 카피를 가지고 있어도, 아무리 멋드러진 디자인이어도 결제하기가 불편하다면 말짱 꽝이다. 3가지 요소 중에 편리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이렇게 카피, 비주얼, 편리함 모두 사용자에게 맡게끔 조정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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